비오는 봄날의 우울한 이야기..
- 윤원장 공간/윤원장 치료일기
- 2013. 6. 4. 18:16
비오는 봄날의 우울한 이야기..
오늘은, 봄날인데도 여름처럼 뜨거운 며칠간의 무더위를 식혀버리려는 듯
장마철을 연상케할만큼 많은 양의 봄비가 내린다..
진료실 창 밖 나무가지의 푸르른 새 잎을 보면
오랜만에 내려주는 봄비가 마냥 반가워진다.
그런데, 기막힌 소식을 전화기 너머로 접하며 말을 잇기 어렵다.
2009년 3월 결혼 후 임신이 되지 않아
인공수정시술을 3회나 받았으나 실패하고,
2011년 한쪽 나팔관이 유착되었다는 검사결과를 받고,
시험관시술을 계획했던 31세의 신**님.
2012년 8월말 내원하여 아직 한쪽 난관이 살아있으니
자연임신이 가능하다고 설득하여
6개월 동안의 난임치료를 받았고,,,
마침내 이번 달 자연임신을 확인하였는데,
그게 그만 자궁외임신이 되어서
결국 나팔관제거 수술을 하고 말았다한다.
참 어렵게 성공한 임신이 하필 자궁외임신이 되어
살아있던 나팔관을 결국 제거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,
유산도 유산이지만, 이제는 정말로 자연임신은 불가능하고
오직 시험관 시술에만 의지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,
이 소식을 전해들으며 나는 말을 잇기 어려웠다.
차라리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한쪽 나팔관이라도 살릴 수 있었는데,
임신을 성공시킨 것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다니....
어떻게 뭐라고 위로를 해드려야할 지 모르겠다.
난임이라는 어려운 질병을 극복하기위해 도전하면서
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전임을 알고는 있지만,
때때로 들려오는 임신 성공 소식에
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힘을 내지만
오늘은 참 우울하고 절망감에 빠져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.
생명을 다루는 일은 사람의 힘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
생명을 잉태하고자 하는 그 간절한 소망의 눈빛을 지닌 난임부부들에게는
좀 허락해주셔도 되지 않을까 하고 감히 앙탈의 기도를 드려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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